“베를린은 정착하는 곳이 아니라 자신을 찾는 곳이야." 투룸매거진 제작 비하인드 & 이방인 라이프 스타일
월간 뉴스레터 <투룸라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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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시면 어두워지는 베를린의 겨울을 정면으로 맞으며, 마흔다섯 번째 레터를 쓰고 있는 한슬에디터입니다. 베를린에 와서 처음으로 사귀었던 친구가 곧 이곳을 떠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긴 연애를 끝내고 홀로 이주한 베를린에서 전 무척 외로웠습니다. 우연히 알게 된 한 살 차이의 이 친구는 한동안 제게 유일한 친구이자, 저를 고립에서 꺼내 준 존재였습니다.
이십 대 중반의 우리들은 노이쾰른의 바를 쏘다니며 ‘미친 짓거리’를 함께 하곤 했습니다. ‘연애 실험’을 벌이고, 괴상한 독서모임과 프로젝트를 벌였죠. 하지만 그 친구와 제겐 서로 다른 상황에서 오는 간극 같은 게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초짜 베를리너에 늘 경제적으로 불안하고, 인간관계도 좁았던 제게, 안정적이고 여유가 넘치는 친구의 모습은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친구는 저의 우울한 면모를 이해하지 못했고, 결국 여러 가지 이유로 저희는 멀어져 더 이상 가까운 친구 사이는 아니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저 역시도 두 번째 가족 같은 소중한 베를린 친구들이 생겼고 스물다섯의 저에 비하면 조금 더 단단한 사람으로 자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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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Treptower Park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보낸 이십 대의 많은 부분을 떠오르게 하는 친구가 떠난다고 하니 섭섭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떤 한 챕터가 접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다양한 ‘이방인’이 살고 있는 베를린은 여러 사람이 잠깐 머물다 가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이곳의 사람들이 깊은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이 도시의 일시적임과 맞닿아 있고요. “베를린은 정착하는 곳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찾는 곳이야."라고, 다른 도시로의 이주를 준비하고 있는 베를린 토박이 친구가 말합니다.
최근에 만 삼십 세가 되었습니다.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덜컥 영원하지 않을 이 젊음과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겁이 나더라고요. 몇 년 전, 베를린이라는 도시와 사랑에 빠져 이곳으로 무작정 이사와 삶을 꾸렸습니다. 한국어로 말하고 글 쓰며 인생의 2/3 이상을 보냈는데, 모국어로 된 자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삶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결핍을 느낍니다. ‘이방인’으로, 그리고 ‘2등 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힘듦은 나아질 듯하다가도 제자리걸음 같고요. 주변 친구들의 '베를린 생활 종료 선언'을 보며, 떠남에 대해 고민해 봅니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얻었는지, 그래서 버리는 것에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할지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이번 겨울의 한국행에서는 조금 제 마음이 정리될까요?
노이쾰른에서
한슬 에디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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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Musa Okwonga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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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공부, 일...
이방인의 크고 작은 근심과 고민을 들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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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시민권을 받았거나, 신청하는 중이거나, 신청 예정인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 살고 있는 베를린을 떠나 제3 국으로의 취업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에, 한국 외의 안전기지가 있었으면 했어요. 하지만 이곳에 더 살아도 영원한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들어 선뜻 내키지가 않아요. 귀국을 생각하자니 한국도 저에게 일하면서 살기 좋은 안전기지는 아니에요. 다만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니, 나중에 늙어서 편하게 모국어를 쓰면서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어지면 어떡하나 싶기도 하네요.
(베를린의 영원한 이방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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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언제든지 캐나다로 돌아올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올해 시민권을 받았습니다. 알아보니 한국 국적이었던 사람은 국적을 포기해도 F4 동포비자를 받아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포함해 생활하는데 제약이 거의 없고, 만 65세가 되면 국적 회복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나중에 한국에 살아야 할 일이 생기더라도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어요. 그러니 마음의 안전기지가 한국이 아닌 독일이시면 너무 고민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캐나다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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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만 65세 이상이 되면 국적회복을 할 수 있어요. 국적회복을 원하는 경우 한국 거주 등 필요한 여러 조건들이 여럿 있긴 하지만, 충분히 가능한 절차이니 알아보시면 노후에 대한 걱정을 조금 덜어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런던 지속 가능 담당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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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하고 분주한 마음을 씻어내기에 좋은
음악, 영상, 사물, 장소를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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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룸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원진 디렉터와 이방인 여성 직장인 커뮤니티인 투룸메이트의 뉴욕 멤버들과 만나기 위해 뉴욕에 일주일간 머물렀습니다. 오랜 시간 뉴욕에 살고 있는 원진이 소개해준 가게를 구경하고, 맛집에 가고, 재즈공연도 보았어요. 충만한 시간을 보내고 함부르크로 돌아와 짐을 정리한 뒤 뉴욕에서 사 온 시나몬 티를 우렸습니다. 따뜻한 수정과 맛이 나더군요. 약간의 자연적인 단맛과 어우러진 시나몬 향이 추운 겨울에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 마시기 좋은 계절 겨울! 여러분은 어떤 차를 드시나요? 여러분의 겨울 제철 아이템도 궁금해요.
차유진 에디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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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룸 근심상담소에서
다음 상담 케이스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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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를 통해 덴마크로 이주했습니다. 현재 덴마크어를 구사하지 못하고, STEM 분야를 공부하지 않은 외국인으로서 일자리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마음만 조급해집니다. 역시 언어 공부가 먼저겠죠? 저와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어요.
(덴마크 냥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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