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캐나다에 살고 있는 투룸 마케터 자연이에요.
가끔 출근 전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데요, 아침 시간에 오는 단골들과 마주치면 책은 덮고 수다를 떨어야 해요. 지금은 은퇴한 네드 아저씨는 최근에 한국 여행을 갔다 왔다며 신나게 자랑을 시작했어요. 거리가 깨끗하고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다, 대부분은 영어를 잘하고 영어를 못하는 사람도 도와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따뜻했다고 하더라고요. 지하철은 얼마나 깨끗하고 효율적이던지 최고였다, 사람들이 카페에서 핸드폰과 지갑을 테이블에 놓고 다니길래 놀랐는데 며칠 있다가는 나도 익숙해져서 그러고 다녔다 등등 좋은 이야기를 늘어놓아서 저는 흐뭇하게 맞장구를 쳤습니다.
“다 좋은데, 한국 사람들은 옷을 못 입는 것 같아.”
“왓??? 그럴 리가(특히나 캐나다 사람한테 들을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다들 옷을 펑퍼짐하고 질질 끌리게 입고 다니던데.”
그럴 리가 없다고 방심했다가 빵 터졌습니다. 오버핏 유행이 점령한 서울 풍경이 그려지는 듯했어요. 저희 아빠도 오버핏 유행을 거렁뱅이 같다며 싫어하던데, 아재들은 다 똑같구나 싶기도 했고요.
그러곤 한국에는 얼마나 자주 가냐, 부모님도 캐나다에 계시냐고 물어보길래 나랑 배우자 둘뿐이라고 하니 “아니, 뭐 한다고 가족들이랑 떨어져서 여기 사는 거야!“며 놀랍니다.
“내가 여기 사니까 아저씨랑 아침부터 노가리까고 있지~ 한국에선 카페에서 모르는 아저씨랑 얘기 안 해. 한국인은 바쁘고 자기 스페이스를 지키는 걸 좋아하거든. 그럼 난 이제 출근할게요~”
“누가 아직도 일을 하러 나가는 거야~ (꺼드럭대며)”
“젊.은.이.들이 일하러 가지~그럼 좋은 하루 보내요!“
왠지 방금 미드의 한 장면 같았다고 생각하며 카페를 나섭니다. 별것 아닌 농을 주고받는 이런 순간들이 이 동네에 내가 속해 있다는 기분을 들게 해주는 것 같아요. 비록 가져온 책은 한쪽도 못 읽었지만, 차고 깨끗한 아침 공기를 크게 들이쉬고 개운한 마음으로 출근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