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데요, 어떤 계기로 독일에 오게 된 건가요?
한국에서 수개월 동안 취업준비를 하며 멘탈이 많이 무너져 있었을 때, 우연히 당시 재학 중이던 학교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해외 인턴공고를 발견했어요.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도망치고 싶다는 충동에 취준생의 현실감각이 더해져 독일행을 결심했습니다. 1년 정도 이곳에서 일도 하고 놀기도 하면서 지내다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취직하자고 결심했는데, 어느새 이곳에서 결혼도 하고 이직도 두 번이나 했어요.
2.
투룸매거진을 창간한 차유진 대표와 가장 오래 호흡을 맞춰온 팀원으로, 2021년 6월부터 디자이너로 합류해 7호부터 매거진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어요. 투룸매거진과 함께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반복되는 회사생활이 지겨워 내린 결정이었어요. 당시 이직을 한 지 1년 정도가 지났을 무렵이었는데, 팬데믹 때문에 회사에 일은 없고, 혼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엔 계속해서 끌고 나가는 힘이 부족했어요. 번아웃이 일주일 단위로 찾아오던 시기라 누군가 날 억지로 끌고 가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나 봐요. 그때 타이밍 좋게 투룸과 연결됐어요. 일단 컨셉이 재미있었고, ‘이방인’의 ‘이방’에서 따온 투룸매거진이라는 이름도 좋았고요. 그리고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더 많이 알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어요.
3.
투룸매거진에 처음으로 모바일 버전을 디자인해 선보이고, 전반적인 브랜드 디자인 작업을 해왔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은 디자인 작업은 무엇인가요?
투룸에서 처음 만들었던 7호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때는 아직 모바일 버전도 없었고, 웹용으로 디자인되어 가로로 긴 판형에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날 것의 재미가 있었어요. 제약 없이 모든 것이 열려 있고, 뭘 해도 박수받았던 작업이라 기억에 많이 남네요(웃음). 유진은 여전히 제가 뭘 해도 좋다고 해주어서 늘 많이 응원받고 있어요. 첫 결과물을 공유했을 때의 반응은 투룸과 꾸준히 함께 할 수 있게 해 준 원동력이 되었고, 당시 많이 낮아져 있던 제 자존감을 많이 올려주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