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수 에디터의 지속 가능한 미식탐구
미지수 에디터의
지속 가능한 미식 탐구
애정하는
한국의 비건맛집
글 / 사진 미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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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가 좋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한국과 가깝다는 점입니다. 1년 가까이 동남아를 여행하다 이번에는 숙소 걱정, 비자 걱정 없이 쉬려고 한국에 갔습니다. 마침 파트너의 친구들이 독일에서 놀러 오는 바람에 2주 동안 서울과 강원도를 함께 여행했습니다.
서울에는 맛있는 비건 식당과 카페가 꽤 많지만, 도시가 크고, 있는 곳에만 몰려있기 때문에 일부러 동선을 짜고 식당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야 했는데요. 새로 생긴 비건 가게도, 온라인에는 영업 중이라고 나오지만 직접 가보니 문을 닫은 가게도 있었습니다. 강원도에서 채식하기는 액젓을 많이 사용하는 남쪽보다는 좋았지만, 식당의 김치에는 이미 액젓이 조금씩 들어가더라고요. 한국에서 여행하면 여행할수록 참 채식하기는 좋으면서도 비건으로 외식하기는 여전히 녹록지 않다는 걸 느낍니다.
비건이 되고 갔던 식당 중 너무 좋아서 재방문했고, 계속 또 가고 싶은 소중한 곳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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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점점점점점점
서울 마포구 성암로 15길 36 1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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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자재들을 재활용해 꾸민 멋진 공간에서 정갈하고 아름다운 여섯 가지 요리를 맛봅니다. 음식 설명을 들어보면 직접 만든 소스, 직접 만든 비건 치즈에 얼마 동안 숙성하고, 끓이고, 재운 것들입니다. 이곳의 메뉴는 여름과 겨울마다 새롭게 변경됩니다. 베를린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갔을 때 독일인들은 “이 식당은 베를린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베를린에 있었다면 가격이 훨씬 비쌌을 것이다. 서빙해 주는 직원도 베억하인(입장이 엄격한 클럽)에 갈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 소감을 남겼습니다. 갈 때마다 모두가 대만족한 곳. 누군가를 대접하고 싶을 때 생각나는 곳입니다. 예약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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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겨울 속초 여행을 갔다가 속초를 잘 알고 있는 비건 친구 둘을 따라 처음으로 방문한 곳. 산채 요리연구가가 설악산 부근에서 채취한 산나물로 음식을 만들고, 장도 직접 담그기 때문에 이곳에서 먹는 한상은 보약 한 첩을 먹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육류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은 전부 비건이라 점봉산 산채정식을 주문했습니다. 고소한 기름이 담긴 대접, 쌀밥, 고추장, 강원도 스타일의 진한 막된장국, 각종 나물과 반찬, 차까지 예쁜 그릇에 먹음직스럽게 담겨 나옵니다. 정갈한 음식이 입맛에 맞아서 과식했지만 양이 꽤 많아서 남겼는데, 반찬통이 없고 포장 용기를 제공하지 않아서(정부의 일회용기 금지 방침시기) 두고 나오기가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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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초담 해초 돌솥비빔밥, 미역국, 매생이전과 수제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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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가가 있는 대전은 비건 식당이라고는 아직도 외진 곳에 하나 있는 러빙헛이 전부입니다. 어쩔 수 없이 비건 옵션 식당을 찾아가야 하는데, 덕분에(?) 엄청난 맛집을 찾았습니다. 비건 옵션이 있는 해초전문점인데요. 지난해에 갔을 땐 메뉴판에 비건 옵션 가능이라는 귀여운 스티커가 붙어있었는데 얼마 전, 인플레이션으로 가격이 오른 새 메뉴판에는 아직 스티커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사장님께 비건으로 해달라고 말씀드리면 되는데요, 비건 가능 메뉴는 해초 비빔밥, 해초 돌솥비빔밥(추천), 매생이 떡국, 매생이 수제비, 매생이 전(추천), 매생이 죽이 있고, 그날엔 기본으로 나오는 미역국과 반찬도 전부 비건이었습니다. 은근히 인기가 많아 갈 때마다 작지 않은 식당의 테이블이 거의 차는 곳인데 사장님 혼자 그 많은 요리를 다 하시기 때문에 예약을 안 하고 갔다가 못 먹고 속상했던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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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베지나랑
부산 수영구 광안해변로 370번 길 9-32
노블스카이 9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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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가기 전부터 베지나랑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었기 때문에 일부러 숙소를 베지나랑에서 가까운 광안리로 잡았습니다. 두근두근한 마음을 붙잡고 들어갔더니 넓고 환하며 단정한 인테리어에 9층 창밖으로 보이는 경치까지 멋지고요, 음식은 정말 계속 너무 맛있다, 맛있다를 연발하게 합니다. 특히 유명한 베지나랑 콩까스는 바삭바삭하고 도대체 어떻게 만든 건지 너무 궁금해지는 맛이고, 아보카도 롤은 계속 먹고 싶은 맛이었습니다. 머무는 동안 매일 한 번씩은 간 것 같아요. 종종 식당에서 이런저런 비건 파티나 이벤트도 하시던데 이곳에서 가까운 아파트를 바라보며 ‘저기에 사는 사람들은 좋겠다. 베지나랑 동네주민이라서...’ 이런 생각까지 했습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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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사 베이커리 윤티하우스의 그린 포레스트 치즈케이크 |
에이사 베이커리 윤티하우스의 오아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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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연히 에이사 베이커리의 디저트를 맛보고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황홀하게 맛있었기 때문인데요. 이분은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베이킹 클래스를 열어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일을 하셔서 당시엔 돈 주고 사고 싶어도 사 먹을 수 없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베이킹 클래스에 참여할 수도 있고, 『비건 베이킹 마스터 클래스』라는 화보 같은 책까지 써주셨는데 당장 사 먹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잖아요...? 이제 이태원의 윤티하우스(1/25일 운영종료ㅠㅠ)에 에이사 베이커리의 디저트가 있고, 주말에 열리는 온라인마켓에서 주문이 가능해졌습니다!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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